미국생활

미국교회

이제쯤은산촌에서 2013. 11. 7. 15:05

<첫번째 예배>

이곳에 온 후 줄곧 동생이 다니는 한인교회에 나갔었는데 동생 내외가 LA를 가게 되어 한인교회에 가기가 쉽지 않아 혼자 집 근처에 있는 미국인 교회에서 예배드리기로 했다. 미국이 아무리 여러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에 의해 구성된 나라라 하더라도 같은 종족끼리 어울리는 건 어쩔수 없나보다. 가장 큰 이유는 언어다. 함께 어울리고 싶어도 언어가 되질 않으니 끼리끼리의 삶이 되지 않을 수는 것이다. 계기야 어찌됐든 오롯이 본토인들만 모이는 곳에 혼자 가서 예배를 드렸다니까 모두들 대견해한다. 하지만 편견만 갖지 않는다면야 문제될 게 없다. 어디나 교회는 열린 곳이니 본토인 교회라고 해서 가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교회에 들어서자 찬양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인교회의 예배분위기와 별로 다를게 없다. 모든것이 영어로 진행되는것 외엔.

Crossroad Bible Church

오늘 말씀은 에베소서 6장 1절부터 4절까지다. 너무도 익숙한 말씀이기에 듣기가 어렵지 않았다. 부모의 도리와 자녀의 도리를 화면에 잘 정리해서 말씀하시는 목사님의 준비성이 듣는 성도들의 이해를 도왔다. 찬양-기도-광고-헌금-설교-찬양의 순으로 예배가 진행되었다. 특이한 것은 아주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가 피아노를 치시는데 그게 환상이다. 교회 내부는 꽤 큰 편인데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다. 한인교회와 다르지 않게 나이든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헌금 시간에는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동그랗고 소박한 쟁반을 들고 다니면 자유로이 헌금했다. 헌금하는 동안에는 할아버지 반주자의 열정적인 연주가 빛을 발했다. 예배가 끝나고 나니 모두들 반갑고 친절하게 반겨준다. 어떤이는 자기도 한국에 가 봤는데 매우 친절하고 아름다운 나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11월 중순에 미셔너리 컨퍼런스가 있는데 음식도 대접할 계획이니 꼭 오란다. 이 교회에서 열흘 전쯤 벼룩시장을 열었을때 왔었다고 하니 더 반긴다. 앞으론 이곳에서 예배를 드려야겠다. 무엇보다 찬양에 은혜가 넘치는 교회이다. 진작부터 이곳에서 예배를 드릴걸 하는 아쉬움이 크다. 남은 기간동안이라도 열심히 참석해야 겠다.

교회 내부

찬양단, 남자 반주자들이 인상적이다.

이 할아버지의 연주는 나를 감동케 했다. 자연스러운 코드의 이동과 애드립, 현란한 아르페지오가 특히 인상적이다.

<두번째 예배>

예배가 시작되면 10분정도 찬양이 이어지는데 '내힘으로 뭐든 이뤄보려다가 좌절하고 애쓴 나머지 하나님앞에 두손들고 항복하오니 주님이 온전히 주장하시옵소서'

인데 너무 은혜스러운 나머지 눈물이 났다. 앞에서 찬양을 인도하는 찬양단의 노래가 환상이다.오늘은 외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목사님이 보고차 들르셨다며 설교를 맡았다. 사도행전 1장 8절 말씀이 주제였는데 아시아 여러나라에서 복음을 전파하는데 있어서 언어가 큰 장벽이었음을 영상물과 함께 설명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큰 결실이 있었음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세계 여러나라사람들을 위한 선교를 계속할 것을 다짐하는 예배였다. 영상물이 상영되는 동안 나오는 배경음악 또한 나를 감동케 한다. 조용하면서도 진실함이 느껴지는 소박한 예배속에 감동이 있음을 느꼈다.다음주는 세례식이 있다니 기대해봐야겠다.

<세번째 예배>

오늘은 다른 날보다 좀 더 일찍 도착했다. 미리 드리는 찬양이 너무 좋아서이다. 오늘은 세례식이 있는 날이다. 침례교회의 세례식은 처음이라 궁금했던 차에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오늘의 찬양도 역시 한국에서 익히 알던 ccm들이니 함께 따라부르기 어렵지 않다. 오늘 말씀은 에베소서 6장 5절 이하로 일터에서도 주께 하듯 성심을 다해 일하라는 요지의 말씀이다.

설교가 끝나고 세례식 순서가 되자 라틴계의 젊은 여자가 목사님과 함께 흰 옷을 입고 나와 자신의 고백이 담긴 글을 한참이나 읽어내려간다.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온 날들이 결코 쉽지 않았던 여정들을 읽어내려가며 눈물이 앞을 가려 말을 잇지 못한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이집저집 전전하며 살아온 모양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자체가 너나할것 없이 힘든 것 아니겠는가. 제단 뒤에 물을 받은 통이 있는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고백이 끝나자 목사님은 순간적으로 성도를 물속으로 담갔다가 일으키니 온 몸이 물에 젖었다. 형식이 뭐 중요하랴만 때로는 가시적인 절차가 있음으로써 우리의 인식이 보다 확실히 각인되는 것이리라. 몇몇 성도들은 몇번 얘기 나눈 인연으로 반가이 아는 체를 한다. 오늘이 마지막 예배참석이라고 하니 섭섭하다며 나의 안녕을 빌어주니 고맙다. 어느 곳에 있든지 생각날때 서로를 위해 잠시나마 기도해주는 것이 주님안의 한 형제자매이리라.

'미국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valley forge  (0) 2013.11.07
롱우드 가든의 아쉬움  (0) 2013.11.07
야드세일  (0) 2013.11.07
헌팅던밸리의 아름다운 주거환경  (0) 2013.10.13
드랍샵  (0) 201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