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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모님의 회혼식에 즈음하여.

이제쯤은산촌에서 2011. 4. 21. 21:56

<회혼식>

아버님 어머님

오늘 저희들은 당신들께서 지난 세월동안 한결같이 믿고 의지해오신 우리 주님께서 결코 당신들을 실망시키지 않으셨음을 가슴깊이 깨닫습니다. 60년전 당신들을 사랑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귀한 가정을 이루시고 저희 5남매를 낳아 기르시면서 결코 쉽지만은 않았던 세월들을 살아오셨습니다. 가끔 저희들과 마주앉아 지난 시절의  어려웠던 일들을 옛이야기삼아 말씀하실 때면 당신들의 인고의 세월이 눈에 보이는듯 하여 가슴 시린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어려운 인생의 고비마다 주님께서 늘 당신들 곁에 계셨기에 능히 감당해 오셨다는 것 또한 저희는 압니다.
어렸을 적엔 비록 물질적으로 풍족한 생활이었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저희 오남매를 향한 당신들의 지극하신 사랑만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기에 저희들의 어린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새벽마다 저희들을 위해 기도하시던 어머님의 눈물어린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당신들의 그 사랑이 있었기에 저희들은 세상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가슴을 품을 수 있었고 주의 교양과 훈계로 가르치셨기에 모두 올곧게 성장할 수 있었으며, 확신을 가지고 늘 격려하셨기에 삶이 언제 어디서든 자신있고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귀한 가르침은 주님을 향한 믿음의 본을 보이셨기에  삶의 고비가 저희들 앞에 있을때마다 당신들과 꼭 닮은 모습으로 주님 발앞에 주저없이 나아감으로서 하나님만이 우리 삶의 도움이심을 삶속에서 매순간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저희들은 당신들이 일생토록 원하셨던 기도의 제목처럼 세상에서 누릴 가장 귀한 복인 영혼의 부요를 누리고 있습니다.

당신들께서는 저희들에게 많은 것을 물려주셨습니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함. 어려운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할 줄 아는 따뜻한 가슴과 어떠한 환경속에서도 늘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성실함. 서로를 제몸처럼 아끼는 극진한 형제애.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믿음이 그것입니다.
이것들은 저희들도 또한 하나님께서 당신들에게 주신 선물인 열두명의 손자손녀들에게 하나도 남김없이 물려줘야할 귀중한 유산임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아버님어머님.
이제 다시금 두분의 새로운 시간들을 열어가시려는 우리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후로의 당신들의 삶은 걱정하지 않으렵니다. 모든 것에서 능하신 주님께서 당신들의 남은 생을 친히 인도하시며 축복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당신들께서 이 생의 끝자락에 섰을때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셨던 하나님의 축복이 내게도 임했었노라고 주저없이 주님께 고백하며 감사할 수 있는 당신들의 삶이 되실것을 확신합니다.

다시금 아버님어머님의 회혼예배를 드릴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006년 5월 13일